1. 대구 서문시장의 특징
대구 서문시장은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래시장이다. 대구광역시 중구 큰장로26길 45에 있다. 구 서문시장은 조선 후기 삼남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고,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다. 오늘날에도 포목이나 주단 등의 섬유 제품과 다양한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번영하는 대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이다.
2. 대구 서문시장의 역사
서문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중기부터 형성된 시장으로, 서문시장의 옛 이름은 ‘대구장’이었다. 대구장은 조선시대의 강경장, 평양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 중 한 곳이었다. 원래 대구읍성 북문 밖에 자리 잡은 소규모 장이었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물자 조달의 필요성이 증대해지자 시장이 크게 발달하였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양란 이전에는 대구읍성 북문 밖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보잘것없는 하나의 읍성의 향시에 불과했다. 그러나 양난을 겪은 이후 경상도가 통합되고 감영이 읍성 위치에 정착함으로써, 대구는 영남지방의 경제, 정치, 국방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현재의 태평로 일대에 있었던 대구장은 여러 가지 환경이 훨씬 좋은 서문 밖 인교동 근처로 이전되었다. 그것은 경상도에 대동법이 실시된 1679년 전후의 일로 알려져 있다. 위치가 감영의 서문 밖이었기에 ‘대구 서문시장’이라는 명칭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시장을 서문 밖으로 이전할 때 많은 사람은 환영했지만, 북문시장 상인과 일부 유림은 반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번창하여 이름을 떨치던 서문시장은 1922년에 현재의 위치인 대신동으로 이전하였다. 그 이유는 장소가 좁다는 이유를 들어 대구부에 의한 민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서문 밖으로 이전한 시장은 1923년부터 오늘날 위치한 곳으로 이사하기까지 200여 년의 세월 동안 그곳에 정착하면서 눈부실 만큼 발전하였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3대 시장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번창한 것이다. 서문시장이 눈부신 발전을 한 것은 몇 가지 특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소는 대동법의 실시였다. 서문시장의 이전은 1677년에 경상도에서 실시된 대동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동법이란 온갖 특산물로 내던 공물을 쌀로 통일해서 납부하게 했던 납세 제도이다. 쌀이 주요한 화폐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은 대동법 실시로 인해 조선시대에 시장이 생겨나고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쌀을 중심으로 한 거래가 세금을 내기 위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쌀을 주축으로 하는 경제 구조가 형성되면서 시장의 역할이 커졌고, 서문시장은 대구를 넘어 영남 지방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서문시장이 열리는 날에는 영남을 비롯해 서울이나 광주, 평양, 전주 등 전국 팔도의 상인들이 찾아들었다. 시장 일대에 즐비했던 여각과 객주에서는 상품 정보의 교환과 원거리 교역을 위한 물품들이 활발하게 거래되었다. 두 번째는 교통의 편리함을 꼽을 수 있다. 대구는 신문왕 때 신라의 수도를 대구로 이전하려고 했을 정도로 경상도의 중심에 있다. 또 낙동강이 대구를 두르듯이 이어져 있어 물길을 통한 물류 이동에도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는 수로를 이용한 교통이 중요했다. 그래서 대구는 낙동강을 통해 경상도 북부의 물자와 남쪽의 해산물을 교류하고, 일본에서 들어온 물자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천혜의 요충지가 되었다. 세 번째 요소는 대구가 영남 지방에서 경제와 정치의 수도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관리가 유입되면서 그들의 식솔들 또한 대거 늘어났다. 또한 관청을 중심으로 행정적인 일 처리를 위해 많은 이들이 대구를 찾게 되었다.
3. 대구 서문시장의 현재 모습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서문시장은 대형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흥성거림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갖추었다. 주말의 서문시장은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로 잔칫집처럼 활기차고 들썩거리며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게 되었다. 서문시장의 상인들 또한 2004년부터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경영과 시설의 현대화에 힘을 쏟았다. 800여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카페를 만들어 누구나 시장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현재 서문시장에는 5,000여 개의 점포가 있다. 상업에 종사하는 상인들만 그 수를 헤아려도 2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내방객의 수는 평일 4~5만 명에 이르고, 주말에는 1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서문시장은 현재도 제2의 전성기라 할 정도로 유명하다. 서문시장은 섬유 관련 제품을 파는 곳이 많은데, 특히 1지구와 2지구, 4지구에는 섬유 원단이나 의류, 한복 등과 같은 섬유 관련 제품을 파는 곳이 밀집되어 있다. 가방이나 등산복 등과 같은 전문화된 의류를 파매 하는 곳도 많이 있다. 건어물 상가는 다양한 건어물을 팔고 있으며, 다른 지구 역시 각기 전문화되고 특화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2지구는 최근에 새로운 식당과 카페가 많이 생기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문시장은 특히 커피 전문점이 눈에 띄게 많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뿐만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곳까지 카페의 수가 20개에 달한다. 서문시장은 주위에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경쟁하는 판매 물품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형마트와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4. 대구 서문시장의 먹을거리
서문시장은 그야말로 ‘먹거리 천국’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사 먹기 위해 일부러 시장을 찾아올 정도다. 노인부터 젊은 세대까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음식이 많다. 그중 ‘칼제비’는 서문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칼제비는 칼국수와 수제비를 합친 말로, 1지구와 4지구를 이어주는 육교 아래에 있는 국수 골목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렴한데 양은 매우 풍부해서 서문시장의 칼제비는 점심때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매우 좋다. 호떡과 꼬마김밥은 시장을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며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다면 ‘돼지 찜갈비’를 먹어도 좋다. 두툼한 고기의 식감이 매우 좋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역시 2지구 지하에서 파는 못난이 떡볶이도 서문시장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 사람이 많을 때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매콤한 떡볶이에 김 가루, 깻잎, 양파 등이 곁들어 나오고, 대구 특유의 납작만두를 함께 팔기도 한다. 이색적인 먹을거리로는 삼겹살, 자장면이 있다. 2지구 지하로 내려가면 자장면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덮밥처럼 얹어 나오는 자장면을 파는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좋다.
5. 대구 서문시장 찾아가는 길
서문시장은 대구시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어 찾아가기가 어렵지 않다. 대구역에서 멀지 않고 백화점과 같은 번화가에 인접해 있다. 지하철 반월당역과도 가까운 편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신남역에서 내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맞은편에 서문시장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서문시장 앞을 지나는 대구 지하철 3호선인 모노레일이 2015년 4월에 개통되면서 서문시장역이 생겼고 서문시장으로 가는 접근성이 현재는 더욱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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