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장축산물시장의 특징
마장축산물시장은 단일 육류시장으로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축산물 전문 재래시장이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마장동에 있다. 수도권 축산물 거래의 60~70%를 유통하고 있는 대표적인 축산물 전문 도소매 시장이다. 면적은 11만 6,150㎡이며, 총 3,000여 개의 점포로 이루어져 있다. 연간 이용객 수는 약 200만 명이며 종사자 수는 약 1만 2,000명에 달한다. 고기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으로 육류만을 판매하는 대형 시장이다 보니 판매뿐 아니라 발골 등의 정육 작업까지 모두 한다. 마장축산물시장을 가보면 지역 전체가 정육점들이 빼곡히 모인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고기를 다 살 수 있으며, 한 마리당 얼마 나오지 않는 수준의 귀한 부위도 직접 구할 수 있다.
2. 마장축산물시장의 역사
마장축산물시장은 1922년 개장한 숭인동 가축시장에서 시작되었다. 1961년에는 최신의 시설을 갖춘 도축장이 개장됐다. 1963년 종로구 숭인동에 있던 우성산업 도축장이 마장동으로 옮겨지고, 도축장 주변에 소의 내장과 돼지의 부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이 점점 늘어나면서 마장동 우시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당시 오전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 판매가 이루어졌고, 하루 최대 소 250여 마리와 돼지 2,000여 마리가 도축되었다. 1968년, 시장 맞은편에 마장 시외버스터미널이 생기면서 그 규모가 급격히 확장됐다. 이후 가축시장과 도축장은 도심 개발 사업 등으로 인해 사라졌다. 1998년 도시개발로 이 일대에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들어서면서부터 35년간 운영되었던 마장동 도축장은 사라지고, 축산물시장은 계속 남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4,000여 개에 이르는 축산물 도소매 상점들은 그대로 남아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축산시장으로 보존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아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3. 영화 '식객'에서의 마장축산물시장
마장축산물시장은 1960년대부터 설립되어 2020년대 기준으로 거의 60년 동안이 유지되어 오는 도중, 영화‘식객’에서 소개되면서 무서운 시장으로 유명해졌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1982년, 오랜 시간 장검으로 고기에서 뼈를 발라 온 이곳 축산 상인들에게 조직폭력배들이 겁 없이 자릿세 운운하며 영리를 취하려고 하다가 "자네들, 혹시 돼지 멱 따는 소리 들어 봤는가?"라는 말로 조직폭력배들을 제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허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축장과 해체하는 곳은 분리되어 있고 마장동은 도축장에서 실어 온 고기를 해체하는 곳이지 살아 있는 가축을 죽이는 도축장이 아니니 말이다. 도축과 발골 정형은 완전히 다른 과정이고, 도축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동물을 잡아서 일차적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그 후 발골 정형 기술자들이 전달받은 고기를 판매할 수 있게 부위별로 발라내고 뼈를 때 내는 등 가공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 보니 엄밀하게 따지자면 서로 작업하는 방식도 장비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접 도축하지 않는 발골 전문가라고 하여도 고기에서 뼈와 살을 분리해 내는 작업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마장동 축산 상인들이 칼을 잘 다루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한 칼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육 업종에 종사하며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은 의사 못지않은 군기와 정밀함을 내재하고 있다. 게다가 분할 정형 기술자들은 이런 예리한 도구를 가지고 최소, 수십에서 수백 kg짜리 고깃덩이를 다루는 일을 수십 년간 해 온 대가들이다. 그래서 힘도 무척 세고, 근육과 뼈와 혈관과 장기에 대한 지식도 매우 많다. 결론적으로 조직폭력배들이 감히 마장 축산업자에게 엄포를 놓지는 못할 것이다.
4. 마장축산물시장의 현재 모습
마장축산물시장은 본래 여타의 재래시장과 별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으나 2009년 7월에 성동구의 '낙후 시설 현대화 작업' 사업을 통해 재단장하여 현대적인 시설과 구조로 새로워져 이용이 편리해졌다. 리뉴얼 전에는 마땅한 주차장도 없고 위생적으로도 안 좋은 몇몇 상점주들의 행태로 이미지가 안 좋았던 적도 있었다. 2002년 10월에는 시장 중앙로에 지붕을 덮고, 전기와 통신시설, 하수관 등을 재정비하여 시설을 개선하였다. 길을 넓히고 소방도로를 만들어 화재에도 대비했다. 그러나 여전히 낙후된 건물이 많고, 도로와 주차 공간이 협소한 편이다. 2008년 현재 성동구는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현대화하기로 하고, 이곳을 관광명소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전국의 축산농가에서 실시간 배송되는 축산물과 수입고기를 취급하고 있으며, 원산지와 가격표시가 의무화되어 있다. 가격은 대형마트 판매가보다 20~30% 저렴한 편이다. 상인들은 급격히 변해가는 유통시장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3정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3정 운동은 정품판매, 정량 판매, 정찰제를 이르는 말이다. 반품과 교환이 가능한 소비자센터를 운영하고, 무료 시식회, 명절맞이 합동 세일, 축산물시장축제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5. 마장축산물시장의 먹을거리
시장 북문 근처에는 먹자골목이 있다. 20여 곳의 식당이 운영 중이다. 고기 시장답게 주변에 각종 육류 취급 식당이 매우 많다. 수산물 시장의 초장 집처럼 고기는 정육점에서 구매하고, 고기를 사자마자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분위기도 좋고, 맛있고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고, 마트나 동네 정육점에서 팔지 못하는 특수 부위나 생 내장을 먹을 수도 있다.
6. 마장축산물시장을 찾아가는 길
지하철 5호선 마장역과 지하철 2호선 용두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먹자골목으로 가기에는 용두역이 조금 가까운 편이다. 추후 동북선이 개통되면 시장 바로 앞에 마장축산물시장 역이 생겨 더욱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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